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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충북지사배 탄금호 철인3종대회 81 철인 이광원

제1회 충북지사배 탄금호 철인3종대회 81

2018.10.7

결전의 날은 밝았다. 5시30분경 일어나 휴대용 추어탕을 데워 밥을 먹었다. 일어나자 말자 몸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기도 전에 무엇을 먹는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대회 전에 소화를 완벽히 시켜야 하고 대회 때 필요한 글리코겐을 저장하려면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작은 대회에 나가면서 전장에 나가는 군인의 심정과 비교한다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이겠지만 하나뿐인 목숨을 담보할 수 없는 전쟁터에 끌려나가 싸우러 나가는 그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긴장되고 초조한 상황을 맞닥뜨리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훈련

훈련을 위해 시합에 나가는 건지 시합을 위해 훈련을 하는 건지에 대한 확실한 기준은 내게 없다. 시합이 없다면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시합을 통해 자신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시합이 최고의 훈련이다. 보통 많은 시간 훈련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 무리한 훈련은 부상과 기록저하만 가져 올 뿐이다. 자기 몸을 잘 보살피며 적당한 강도와 시간으로 효율적인 훈련을 해야 한다.

제1회 충북지사배 탄금호 철인3종대회

7시 30분부터 수영 워밍이 20분간 있었다. 태풍의 영향인지 급강하한 기온으로 물에 들어 가기가 싫지만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으면 심장마비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10분 정도 수영을 하고 나왔다. 물에 빠진 새앙쥐처럼 바들바들 떨면서 추위를 피할 곳을 이리저리 찾아 봤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수영(1.5KM)

물도 차고 더욱이 민소매 슈트를 입은 상황이라 수영에 자신이 없어 출발시간을 30분대 후반 그룹에서 출발했다. 어차피 라인도 없고 호수가 넓어 몸싸움 같은 것은 없었지만 앞에서 출발하는 게 왠지 꺼림직했다.

수영을 하면서 똑바로 앞으로 진행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호흡하기 위해 고개를 옆으로 돌리기 때문에 앞을 처다 보기 위해서는 정상적인 수영동작이 아닌 상당히 부자연스러운 자세가 되어 버린다. 물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하는 입장에서 계속 앞을 응시한다는 건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추위에 오그라든 몸을 적응시키며 한참을 가는데 수초들이 팔에 걸렸고 바로 큰 돌이 무릎에 닿았다.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 뒤쪽, 햄스트링이 꽉 뭉치는 느낌이 들었다. 방향을 잘못 잡아 너무 왼쪽으로 치우치는 바람에 얕은 물가로 와 버린 것이다. “이제 포기할 이유가 생겨 다행이라는 생각과 그래도 멀리까지 와서 완주는 해야 하는데…” 하는 상반되는 감정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사실 대회에 참가한 선수가 중도에서 포기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시합 중 사고도 많이 당하고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포기를 못하는 것은 “철인”이라는 알량한 자존심과 다른 사람과는 다르다는 선민의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허벅지 쥐는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조금의 통증은 있었지만 수영하는 데 큰 지장은 없는 것 같다. 조금이라도 기록을 당기려고 하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는 운동이 수영이다. 언제부터인지 수영에서 기록을 당기려고 발버둥치지 않게 되었다. 그건 사이클, 런을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 (0:29:44) (t1 0:02:25)

철인 3종 경기는 3가지 종목을 하기 때문에 매 종목이 바뀔 때마다 장비를 바꾸어 착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린 이곳을 바꿈터라고 하고 이곳에 머무는 시간도 따로 체크한다. 황토색 물에서 살아 나왔다는 안도감도 잠시 바꿈터로 뛰어가 사이클 타기 위한 준비를 서둘려야 한다.

물에서 오래 수영하면 멀미 비슷한 현기증이 생겨 수 백대 사이클이 거치 되어 있는 가운데에서 내 사이클을 찾기가 쉽지 않다. 몸에 밀착되어 잘 벗겨지지 않는 고무 슈트를 벗고 양말과 슈즈를 신고 헬멧, 고글를 쓰고 번호표까지 몸에 두른 후 사이클을 가지고 출구로 나가는 작업이 순식간에 이루어져야 한다.

사이클(40km)

우리 몸에서 제일 큰 근육이며 전체 근육의 70%에 해당하는 허벅지는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신경써서 단련시켜야 하는 부위이다. 사이클 보다 허벅지 근육을 단련시키기 더 좋은 운동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이클은 90%이상 허벅지근육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허벅지에 가해지는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스쿼트를 2시간씩 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사이클은 스쿼트하는 강도로 몇 시간씩을 타기 때문에 철과 같은 강한 허벅지를 보상으로 받는다.

사이클 출발하자 장내 아나운서가 먼저 출발한 우리 에이지부 선수들 이름을 호명했다. 귀에 익은 5명의 선수이름이 들려 내 귀를 의심했다. 수영만큼은 항상 제일 잘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중간에 쥐도 나고 해서 뭔가 잘못된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입상은 포기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바람불고 언덕 많은 4차선 도로를 반으로 막은 2차선 구간을 4바퀴 돌아야 한다. 언덕이 나타나면 선수들의 속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댄싱으로 추월해 가며 우리 에이지부 사람들을 열심히 체크했다.. 거의 4바퀴째 에이지부 선수 4명을 잡은 것 같다. 그러나 달리기가 빠른 2선수가 있어 사이클에서 시간 차이를 많이 내지 못해 불안했다. (1:11:09) (t2 0:51)

런(10km)

불행한 예감은 왜 적중할까? 런 출발하자 말자 바로 달리기가 빠른 J가 앞서 나갔다. 원체 빨라 따라 갈 엄두도 못 내고 가슴의 통증을 진정시키며 호흡을 가다듬으며 2km 정도 갔을 때 나보다 나이 많은 P가 날 추월했다. 조금 충격이었다. 인간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에 맞닥뜨리면 충격을 받는다. 일전 사고로 최근에 거의 대회에 나오지 않았고 그 뒤 기록이 상당히 저조했다고 알고 있었기에…

달리기만큼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운동은 없을 것이다. 육체의 통증뿐 아니라 영혼의 고통까지 요구하는 아주 악질적인 운동이다. 조금 스피드를 올리면 제곱에 비례하는 고통을 지불해야 한다, 한계는 신이 인간에게 준 가이드라인이다. 우린 이 한계를 넘어서지 말아야 한다.

신의 계시를 거부하다 일찍 세상을 하직한 사람들을 무수히 봤다 한계 바로 뒤에는 죽음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잘 달리는 선수란 자신의 한계를 아는 사람이다. 한계를 절대 넘지 않는 바로 1mm 앞까지 갈 수 있는 선수가 경쟁에서 이길 것이다.

다행히도 5km 구간을 두 번 반복하는 코스인데 후반부에는 몸이 조금 풀려 P를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으나 100m 정도 되는 간격을 끝내 따라 잡지 못하고 결승점에 들어 왔다. (0:50:42) (Total= 2:34:49)

Finish Line

거의 입상에서 멀어졌다고 마음을 비우고 기록증을 받으러 갔다. 탁자 위에 어지럽게 놓인 기록증 중 내 눈에 들어 온 것은 내 것이 아니라 P의 기록증이었다. 그는 나보다 4분이나 기록이 늦었다. 수영출발을 같이 출발하지 않고 2명씩 롤링스타드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어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동안 수영에서 통상 3분 정도 나보다 늦었던 J가 엄청난 수영훈련으로 기록이 좋아지는 바람에 J가 우승을 차지하고 내가 2등을 했다. 집념이 강한 자를 이길 수는 없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가 큰일에도 충성할 수 있다고 했다.

보잘것없는 시합이라고 애써 마음을 달래봐도 경쟁에서 졌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했다. 와이프는 1등에게 준 상품 사과 한 상자를 받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모양이었다. 서울 올라오는 내내 왜 경품으로 주는 사과를 2,3등에게도 주지 쥬스를 주었냐고 투덜거렸다.

주최측에서 준 식사권(7000원)으로 근처 할머니순두부 집에서 식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https://steemit.com/tripsteem/@syskwl/tt20181012t034844982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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