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한 DMZ 트라이애슬론 피스맨대회 78 (2018 Shinhan DMZ Triathlon Peaceman)
대부분의 인간들은 행복하기를 바란다. 행복을 삶의 목표처럼 얘기하기도 한다. 그런데 행복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단정하기가 참 어렵다. 똑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이 행복인지… 만족하고 감사하면 행복한 걸까?
행복은 외부 여건이 좋아야 만 얻을 수 있는 가치가 아니다. 우리의 마음작용에 불과하다. 감옥에 갇히고도 즐겁고 기쁜 사람이 있고 가지고 싶은 모든 것을 가지고도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트라이애슬런(철인삼종)경기는 육체를 극한 상황으로 몰아 넣음으로써 정신적 행복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육체가 편안하고 배부르면 행복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매일 노는 사람에게 휴식은 고통이고, 변화 없는 안정된 생활은 권태일 뿐이다. 목마를 때 한 모금 물은 보석 같은 것이지만 배부를 때 산해진미는 그냥 쓰레기일 뿐이다.
인간은 항상 상대적이다. 뭔가 비교해야만 좋고 나쁨이 판단된다. 우리의 행복도 불행이나 고통과 비교되었을 때 느껴지는 감정일 뿐이다. 그래서 Triathlete은 강한 희열을 맛보기 위해 더 큰 고통을 원하는지도 모르겠다.
2018. 7.8
술기운에 잠이 들어 깨어보니 새벽 3시다. 뒤척이다. 5시20분 알람소리에 일어났다. 모델 화장실에 버너를 피워 포장 추어탕을 데워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시합 아침에 보충하는 탄수화물은 경기 때 사용되는 글리코겐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수영연습
시합은 10시부터이나 주차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7시 10분에 수영연습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7시 까지는 가봐야 할 것 같아 일찍 서둘렀으나 슬로모션 와이프를 데리고 온 죄로 토교저수지에 도착했을 때는 수영연습이 막 끝났다고 진행요원이 팔로 X 자를 그리고 있었다.
허락도 없이 바로 물에 들어 갔다 50m 정도 수영하고 바로 나와야 했다. 진행요원 및 주위 선수들의 비난을 감당이 안되기 때문이다. 시합 전에 수영으로 어느 정도 호흡을 올려주어야 심장에 무리도 가지 않고 시합도 좀 편안하다.
풀코스 위주로 시간표를 짜다 보니 올림픽코스 출전선수는 손해를 당하는 느낌이다. 8시부터 풀코스 선수들의 수영출발이 있었고 올림픽코스는 풀코스 선수들이 물에서 다 나온 뒤인 10시 5분전에 시작되었다.
수영(1.5km)
거의 3시간 가까이를 기다리다 토교저수지에 들어 갔다. 아침에 날씨가 살살해 걱정이 좀 되었으나 다행이 물은 따뜻했다. 뭍에서 사는 인간에게 수영은 아주 어려운 기술이다. 공기보다 밀도가 800배나 높은 물을 헤치고 나가야 하기 때문에 힘으로 이걸 극복하기는 불가능하다. 힘없어 보이는 작은 고기들이 인간보다 물속에서 빠른 이유는 물의 저항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수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최근에 팔을 쭉 뻗어 힘을 빼고 꺽은 뒤 힘차게 미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팔을 아래로 힘주어 내려도 물의 저항만 생겨 추진력에 방해가 된다. 힘은 힘대로 들고 나가지도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희뿌연 황토색 물속은 바로 앞도 안보였다. DMZ내에 있는 큰 저수지에서 수영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기쁘다. 인원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몸싸움은 별로 없었고 죽을 것같이 힘든 상황은 오지 않았다. 팔 꺽으며 길게 수영해서 인지 속도와 관계없이 편안하게 수영을 끝냈다. (0:29:47) (T1: 0:04:15)
사이클(40km)
저수지 계단을 올라 바꿈터까지는 거리가 꽤 되었다. 숨을 헐떡이며 사이클 있는 곳으로 달려 갔다. 다행히 내 에이지부 선수들의 사이클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사이클을 타고 정신 없이 달려나갔다. 그런데 속도계가 작동을 안 한다. 전번 목요일 훈련 때도 잘 동작하든 놈이 이런 중요한 순간에… 참 어의가 없다.
얼마 가지 않아 언덕이 나타나며 속도가 팍 줄었고 바람도 심하게 불었다. 도로에 파인 곳이 많고 공사하는 곳도 있고 차도 이따금 다녀 도로사정이 좋지 않다. 40분이 지났는데도 반환점이 보이지 않는다. 길고 가파른 언덕을 끙끙거리고 올라 갔는데 검은 지프 한대가 지나가며 반환점 지났다고 돌아 가라고 했다.
정말 황당한 상황이다. 시간을 측정하는 경기에 있어 거리는 정확해야 하고 공평해야 하는데 늦게 온 선수들은 경찰의 잘못된 정보로 16키로 지점에서 돌아오는 불상사까지 겹쳐 시합은 엉망이 되고 말았다. 앞서간 선수들은 43키로를 타고 후미 그룹은 33키로 정도 밖에 타지 않은 것이다.
( 1:09:52) (T2 0:01;26)
런(10km)
바꿈터로 사이클을 끌고 들어 오는데 같은 에이지부의 P가 달려 나가고 있었다. 적수가 없으니 천천히 하라고 L이 말했듯이 강자들이 참가하지 않아 당연히 우승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는 멀리 달아 나지 못하고 1km 정도에서 내게 잡혔다.
달리기만큼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운동은 별로 없을 것이다. 조금 속도를 올리면 제곱에 비례하는 고통이 찾아 온다.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 같은 심장, 돌처럼 굳어 버린 다리. 인간은 영리한 동물이다. 대가도 없이 힘들게 노력하는 사람을 우리는 바보라고 한다.
반환점을 돌아 2분이 훨씬 지난 시점에서 내 에이지부 2등이 보였다. 머리 속 계산이 빨라졌다. 현재 5분 이상의 차이라면 이 상태를 유지한다면 10분 이상 차이가 난다. 굳이 힘들게 빨리 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시합에 나와 처음으로 편안하게 뛰었다. 결과는 역시 최악의 기록이다. 경쟁하지 않는 공평한 유토피아 사회는 인간을 속이는 허구이다. 경쟁을 통해서 만 인간은 발전한다. (0:53:18) (Total= 2:38:38)
FINISH LINE
선수들은 누구나 여기를 지날 때 강한 희열을 느낀다.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일 수도 있고 해냈다는 성취감일 수도 있다. 긴 고통의 보상치고는 정말 어처구니 없이 짧은 섬광 같은 것이지만 이것도 반복되다 보면 중독이 되는가 보다.
당신처럼 살면 하루도 못 살 것 같다는 와이프가 달려 왔다. 나이가 들어도 인간은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주최측에서 주는 비빔밥 한 그릇 먹고 다시 서울로 돌아 왔다. 당일 시상식은 취소되었고 며칠 후 올림픽코스 참가자 순위도 결정되어 상금(30,000원)도 입금받았다.
선배님 사진,글 잘보고 잘 읽었습니다
다시 한번 완주 축하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번째 킹코스 도전한 황옥룡입니다
저는 선배님 처럼 많은 대회 경험은 없지만 글 말미에 주최측의 무능으로...
이 부분이 너무 맘이 안좋네요
물론 완벽한지원 완벽한통제
매끄러운 대회운영이 된다면
금상첨화 더 이상 부족한게 없지만
구례대회도
올해로 마지막이라는 하든데
그만큼 철인대회 킹코스는 모든이에게
만족하기 힘들정도로 통제.지원.운영
전반적으로 어렵다고 귀동냥으로
들었습니다
그렇게 할려면 왜 하였나 하지말지
그럼 할 말은없지만
그래도 서경지역쪽 킹코스 대회
그것도 사이클 원랩180키로(죄송합니다 킹위주로 시각으로 보는점)추진하고
진행한것 만으로도 응원해주시고 내년대회 기대된다는 선ㆍ후배님들 많았습니다
저 바램은 피스맨대회가
1회2회...최소 20회까지 바램입니다
왜냐면 저처럼 주6일 근무 하는
철인들은 지방 킹코스 접근성이 정말 힘든상황인데 이번 피스맨처럼
서울ㆍ경기쪽에 킹코스 매년마다 열리길 정말 바라고 있습니다
거두절미 하고 이번 대회 준비,개최 할려고 도철 이철호회장님 배명남 총무님 그리고 자봉님 관계자분들
정말 고생많이 하셨습니다
노여움 푸시고 내년에 더 발전하고
멋진 피스맨 되도록 응원 많이해주시길 바랍니다
날씨 너무 무덥습니다
선배님 건강한 여름나시고
주로에서 뵙겠습니다 즐거운 저녁되세요선배님의 마음 충분히 이해갑니다ㅡ
저희도 대회를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건 사실입니다.
일개 클럽에서 그것도 킹코스 1랩에 하프도 아닌 올림픽을 진행한다는건 해보니 역시 힘들더군요.
하지만 선배님을 포함한 많은 철우님들의 응원으로 대회를 무사히 마친듯합니다.
아울러 올림픽코스의 아쉬운부분인 사이클거리가 짧아진 점에 대해서는 마음에 드시지는 않았겠지만
사과문을 게시하였고 시간이 좀 걸리긴햇지만 선수들 기록 가민데이타
받아서 순위도 결정하고시상금도 드렸습니다. 선배님께서도 시간과 돈을 들여 대회 참가하셨는데
또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하지만 선배님께서 쓰신 글 중 무능이라는 단어는 저를 포함한 이대회를 준비한 도철식구와 나아가 이대회를 즐기신 철우분들에게는 큰 대못이 되어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대회준비간 다소 시행착오가 있어 충고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고 행여나 다음 대회가 있다면 더욱 잘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이번 dmz 피스맨 대회에 릴레이로 참가한 하혁식입니다
이번 대회가 부족한 점도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그동안 제가 참가해온 국내 어느 대회 못지 않은 좋은 대회 였다고 생각 합니다
일단 도싸측에서 말씀하셨던 거의 모든 약속은 지켜젔었다고 생각됩니다
국내에 여타 대회에 참가해보면 말만 번지르르하게 모든것을 완벽하게 대회를 주최할것 처럼해놓고 막상 대회에 참가해보면 그렇지 않은 대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대회에서 그런 것들은 느낄수 없었습니다
제가 대회를 보는 관점은 그런것 입니다
첫대회이고 엄청난 거리의 자전거 코스를 완벽하게 통재할수는 없다고 생각되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운영미숙과 실수는 눈에 보였던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것들만 생각하고 질타한다면 내년 부터는 다시 대회가 열리기 쉽지 않을거라 생각 됩니다
잘한것은 잘했다 칭찬도 하시고 개선되어야 할부분 또한 직적 한다면 다음 대회는 더 좋은 대회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첫 대회여서 질타보다는 더 많은 칭찬을 해 드리고싶습니다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이백명이 안되는 선수들을 위해서 그 수많은 교차로 마다 참가선수의 몇배는 되었을 경찰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이 배치 되어 있었던것이요
저는 감사하기도 하고 죄송 하기도 하더군요
내가 행복해서 하는 운동인데 저로 인해서 그 분들이
땡볕에 나와서 고생하시는 것이요
조심 스럽게 더욱 개선된 DMZ 피스맨 2회를 기다려 봅니다^^긴 글 잘 읽었습니다. 예전의 철원대회의 추억이 있어서 무작정 참가했었는데... 사이클 거리 문제로 조금 속이 상했던 건 사실입니다. 끝나고 시상이 없다고 해서 주최측 실수로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하나 하는 생각때문에 적었는데 나중에 주최측에서 순위도 정하고 시상금도 입금받았습니다.
대회 끝나자 말자 쓴 글이라 오해의 소지가 더 크진 것같습니다.제 blog에 올린 글인데 여기는 안올리려다가 늦게 올리다보니....
https://steemit.com/kr/@syskwl/2018-dmz-1-78-2018-shinhan-dmz-triathlon-peaceman
https://steemit.com/kr/@syskwl/2018-dmz-2-78-2018-shinhan-dmz-triathlon-peac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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