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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4회 해양스포츠제전 철인삼종경기 83 철인 이광원

14 해양스포츠제전 철인삼종경기 83 철인 이광원

인간에겐 가지 갈등이 항상 존재한다. 하나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고, 하나는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의지대로 있는 것은 아니다. 살다 보면 하고 싶은 일도 포기해야 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인생이다. 

 

철인삼종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하기 싫은 일인지 결정 내리기가 애매하다. 테니스나 스쿠버다이빙을 하러 가기 싫다든지 참가하는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거의 없는데 철인삼종경기는 참가를 결정하고부터 계속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한다. 출렁이는 바다에서의 지겨운 장거리 수영, 허벅지가 터져 나갈 같은 사이클링, 따가운 햇빛. 고문 같은 달리기만 생각해도 고통스러운 대회참가를 위해 멀리까지 운전하고 숙소잡고 하는 따위의 일은 대회 이상 번거롭고 지겨운 일이기 때문이다.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훈련하고 멀리 대회에 참가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쌓여있는데 모든걸 포기하고 철인운동을 한다는 왠지 손해 당하는 기분은 나만의 편견인가?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대회를 보이콧해 왔었는데 이상 도망 곳이 없어 보였다. 목표가 없고 열정이 없는 삶보다 지겨운 것은 없다. 친구들은 말한다. 철인삼종을 하느냐고사실 나도 모르겠다. 언젠가는 그만 두야 같은데 아직은 아닌 같은 막연한 미련

2019. 8. 17

대책 없는 낙천주의자 와이프를 꼬드겨 대회가 열리는 시흥으로 출발했다.  3시경 도착하여 등록했다. 예전에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 지던 하루 등록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라톤 처럼 그냥 시간 맞추어 대회에 참가하면 되지 아까운 시간허비하며 하루 전에 등록하게 해서 귀중한 시간을 뺐는지 모르겠다.

AirBnB 통해 예약한 월곳역 아파트로 GPS 입력했다. Navigation 없으면 꼼짝도 수없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짐을 풀고 식사하러 밖으로 나왔다. 시화호 주변 경관이 멋지다고 와이프가 좋아해서 조금 위안이 되었다. 같은 차를 타고 같은 곳에 와도 우리의 목표는 완전히 다르다. 내일 있을 참가하지 않아도 되는 대회에 참가하게 불만과 긴장에 주눅이 들어 있는 반해 놀러 나온 와이프는 별로 신통찮은 경치를 보고도 너무 좋다고 탄성을 자아냈다.

대회가 6시부터라 4시에 알람을 맞추어 두고 9시경 잠을 청했지만 1-2시간 간격으로 계속 잠이 깼다. 대회의 부담감이 그만큼 모양이다.

 2019.8.18

바쁠 전혀 없는 와이프와 같이 산다는 손해보는 느낌을 가질 때가 너무 많다. 어떤 상황에서도 느긋해서 어디 갈려면 내가 준비하고 안에서 시동걸고 최소한 10 이상을 기다려야 나타난다. 화도 내고 수없이 싸워봤지만 결국엔 내가 항복하고 말았다.

늦으면 어때? 지구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역시 기대를 배반하지 않고 안에 짐을 나르고 번을 올라가 재촉한 끝에 겨우 차를 시합장이 있는 시화호로 출발할 있었다6시부터 스프린터 선수들이 물에 들어가 750미터 바퀴를 돌고 나온 후에야 올림픽코스가 시작되었다.

수영(1.5km)

1987 착공되어 1994 완공된 시화호는 한때 죽음의 호수 불리울 정도로 오염이 심했던 곳이다. 원래는 담수호였으나 오염방지를 위한 필사적인 노력에도 주위 공업단지에서 배출되는 오폐수를 완전히 처리하기는 어려워 지금은 해수를 순환시키는 해수호이다. 사실 여기 참가를 결정하게 이유 하나도 갈대 우거진, 황새들 여유롭게 거니는 시화호에서 수영하는 낭만을 꿈꾸었기 때문인데 그런 호사는 애초에 없었다. 희뿌연 바다는 뭍에 사는 동물에겐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다.

안들이고 빨리 가는 수영하게 달라는 나의 간절한 기도는 30 넘게 아직 응답 받지 못했다. 속도를 포기하고 드는 수영을 택했다. 아니 나이 들면서 자연스러운 선택인지 모른다. 수영에서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대체로 편하게 수영을 끝냈다.( 0:29:58)(T1: 0:02:37)

사이클(40KM)

훈련이란 몸에 적응시키는 행위이다. 적응이란 계속되는 자극과 반복을 통해 근육을 만들고 고통에 익숙하게 하는 것이다. 고통을 좋아할 인간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새디스트가 아니라도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는 즐기는 사람은 많다. 극한의 고통에 찌그러진 얼굴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없다면 많은 스포츠가 사라질 뻔하다. 사이클은 유난히 허벅지에 엄청난 부하를 주어 고통이 심한 운동이다. 아무리 오래 탄다고 해도 허벅지에 가해지는 고문 같은 고통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10km 거리를 2 왕복하게 되어 있는 코스는 차도 없고 도로가 넓어 사이클 타기에는 좋은 조건이다. 때는 맞바람이라 32-32km/h 속도였고 때는 37-39km/h 정도였다.(01:13:13)(T2: 0:52:32)

(10km)

2.5km 거리를 왕복하도록 설계된 주로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뒤에서 나를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도무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너무 고통스럽다.  2.5km 반환점에 도착하기도 전에 훈련파트너가 아예 걸어라, 걸어….” 하며 추월했다.

조금 충격을 받았다. 잡히더라도 후반이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훈련도 되지 않았고 올해 처음참가하는 대회라 특별한 목적은 없었지만 왠지 누구한테 진다는 자존심 상하는 일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5km 이후부터는 몸이 조금 적응되기 시작했다. 10km 50분에도 뛰면 그만 두어야지 하고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이제 정말 그만 두어야 같다. (0:52:16) (Total: 02:39:35)

 

Finish

섬광같이 짧은 순간이지만 여기를 통과할 느껴지던 환히는 없었다. 언제까지 이런 고통을 숙명처럼 달고 살아야 할지누가 시킨 일도 아닌데혼자서 궁시렁거리며 대회장을 벗어났다. 뭐가 그리 좋은지 맑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와이프가 나타났다.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배가 나오던 말던 아무 죄책감 없이 그냥 살면서도 행복해 보이는 와이프가 부러웠다. 수도승처럼 먹고 자고 운동하는 모든걸 스스로 엄격하게 통제하며 도대체 얻은 뭐란 말인가?

(후기 동영상은 아래 YouTube에서 볼 수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ITaCdGxws&t=327s

 

순위 이름 배번 소속 Swim t1 Bike t2 Run Tot
1 이범석 859 10under 00:28:41 00:01:34 01:05:39 00:01:10 00:49:25 02:26:29
2 정남식 863 온양클럽 00:32:21 00:02:25 01:11:10 00:01:33 00:45:12 02:32:41
3 정의식 864 00:31:25 00:03:26 01:08:56 00:01:38 00:48:46 02:34:11
4 이광원 858 드래곤라이더 00:29:58 00:02:37 01:13:13 00:01:32 00:52:16 02:39:35
5 강창수 854 00:29:43 00:02:55 01:13:13 00:01:35 00:54:32 02:41:57
6 임종배 861 김포철인클럽 00:33:28 00:03:27 01:13:50 00:01:47 00:50:43 02:43:14
7 한용기 868 00:36:24 00:03:21 01:14:51 00:01:30 00:48:25 02:44:31
8 박승훈 857 58개띠마라톤클럽 00:38:19 00:02:31 01:10:52 00:01:15 00:55:05 02:48:02
9 김웅제 855 안양시철인3종협회 00:35:09 00:03:06 01:15:07 00:02:11 00:52:37 02:48:09
10 전우경 862 영주철인클럽 00:33:02 00:04:34 01:14:52 00:02:50 00:57:14 02:52:32
11 정종훈 865 안산클럽 00:39:47 00:03:00 01:21:11 00:03:36 01:07:09 03:14:42
12 한봉윤 867 경기중앙철인클럽(안양, 과천, 군포, 의왕) 00:37:59 00:25:34 01:06:05 00:03:56 01:06:48 03: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