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5.20)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자 그 일이 어떤 일이든지 간에..."
인간은 최선을 다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다음은 죽음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뿐이지... 늦은 나이에 시작한 철인운동은 나에게는 조금 처절한 기록 싸움이었다. 그냥 즐기면서 하자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이든지 잘하려고 하는 성격 탓인지 기록에 초연해 지지 못하고 안달할 때가 몇 번이던가?
훈련:
동마에서 싱글달성 이후 무리해서인지 왼쪽무릎부위 인대가 늘어나 한달 반 이상 제대로 뛰지 못해 런이 조금 걱정되었다.
15년 이상 수영을 해왔기에 대회에 나가기 위해 수영을 별도로 준비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아침에 받는 수영레슨이 장거리 수영에 도움이 안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5월부터 3일은 자유수영으로 바꾸어 가능하면 장거리 수영을 하도록 했다.
가평O2 대회(2007.5.20)
새벽에 일어나 가평 자라섬으로 항했다. 차 안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시합날 아침은 찰밥이나 찰떡이 소화도 잘되고 배도 든든하게 만들어 주는 효과가 있어 좋다.
수영(3km)
계절적으로 시합이 좀 빨리 시작되어 수온이 작년보다 더 낮은 것 같다. 17도의 수온은 팔 없는 슈트 입은 내게 얼음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빨리 이 추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생각이 없다. 긴팔슈트도 하나 있어야겠다. 항상 있는 몸싸움, 물도 몇 모금 마시고, 물안경도 몇 차례 벗겨지고 난 후 수영은 끝이 났다. (0:54:45)
사이클(80km)
추위에 떨어서 인지 정신이 조금 어질어질하다. 핼멧쓰고 신발신고 사이클을 시작한다. 작년에 넘어져 다친 기억이 있는 급경사, 급커브 내리막을 오늘 보니 야트막한 구릉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겁을 잔뜩 먹고 브레이크를 잡고 내려왔는데... 코스는 훈련하던 검단산보다 어렵지 않다. 적당한 언덕과 내리막이 반복되며 지루함을 달래준다. 코스가 아무래도 좀 긴 것 같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2:40:21)
런(20km)
삼종의 승부처는 런이다. 마라톤 잘한다고 삼종경기 마지막에 하는 런을 잘한다고 할 수 없다. 사이클을 잘 타야 런도 잘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사이클이 안되어 녹초가 된 상태로 런을 시작하게 되면 기록은 고사하고 완주도 힘든 경우가 많다. 언제나처럼 다리가 적응될 때까지 천천히 뛰었다. 새롭게 개발된 런코스는 가히 환상적이다. 언덕이 비교적 많았지만 강과 산이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 낸다.조용한 정적이 더위를 잊게 만든다. 거리푯말이 없어 지금 어느 정도의 속도로 뛰는지 가름할 수 없다는게 흠이라면 흠일 것이다.
자라섬에서 큰 도로로 나오는 좁고 길쭉한 아스팔트길을 빠져 나와 가평군청에 설치해둔 피니쉬 라인을 항해 뛰었다. 미치도록 더 빨리 스파트해야 한다는 생각과 너무 힘드는데 빨리 간들 얼마나 당기겠나하는 합리적인 생각이 머리 속에서 충돌하고 있는 사이 피니쉬라인을 들어서고 있었다. (1:48:36) (Total=5:23:42)
우승의 기쁨
내가 삼종경기에 나가 입상할 수 있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다. 기라성 같은 선수들의 기록에 기죽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그런데 50대 참가 선수 명단을 봤을 때 전통적으로 강한 선수들 이름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 클럽인 박인석형님, 정윤용선수보다 더 강한 선수는 없는 것 처럼 보였다. 수영이 상대적으로 긴 O2 대회이니 한번 해볼만한 게임이 될 것 같았다. 혹시 입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어륨풋한 기대는 런 시작하며 우승할 수 도있겠구나 하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기록이 출중한 몇 명 선수가 빠진 행운의 우승이었지만 정말 기뻤다. 그 작은 종이쪽지 속에는 온갖 부상과 고통에 시달리며 더 나은 기록을 항해 흘린 땀과 눈물, 철인삼종에 대한 나의 열정과 소망이 담겨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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