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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와 미련 2007 속초대회 후기 20



휴~ 이유도 불명확한 한숨이 절로 나온다. 콘도 아래 잘 정돈된 정원에서 바비큐파티를 여는지 아름다운 음악과 맛 좋은 음식 냄새가 코를 찌른다. 왜 내가 저기에 안 있고 여기 있는가? 누군가가 강제적으로 우릴 죽음의 공포가 도사리고 있는 파도 치는 바다로 내몰고, 비 오는 날 주어진 시간 내에 속초 청초호 부근 좁은 시내도로를 사이클로 3바퀴 돌고, 햇빛 내리쬐는 바닷가 콘크리트 길을 미친듯이 10km뛰게 했다면 인권유린으로 유엔에 고발하거나 그래도 안되면 누군가는 틀림없이 헤이그에서 할복 자살했던 이준 열사의 뒤를 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누가 시키지도 아니 주변에서 제발 그만두라고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내 돈 내고 여름휴가 때나 한번 올 수 있는 이 먼 길을 불원천리 찾아와 25평 좁은 공간에 9명이 옹기종기 새우잠까지 자가며 그 고생을 한다는 게 어찌 보면 참 불가사이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6/23
처음 대회에 참가하는 두 회원(최승권, 박정기), 잔차 3대 꾸겨 싣고 서울 강동역에서 4시간 가까이 걸려 대회가 있는 속초 엑스포전시장에 도착했다. 등록하고 5시에 모여 사이클 코스 한 바퀴 돌고, 바다로 갔다. 파도가 심했다. 한 바퀴 도는데 영 자신이 없다. 수영 기록을 좀 당겨 보려 일주일 동안 매일 1.5km 이상 수영을 했는데 거친 자연의 포효소리가 인간의 나약한 의지를 여지없이 깨뜨려 버린다.
숙소로 정한 설악파인콘도에 짐을 풀고 근처 닭죽판다는 식당에서 옷닭먹고 11시경 잠자리에 들었다. 나이가 들어선지 잠자리가 달라지고 다른 사람과 같이 자면 잠을 잘 잘 수없다. 침대 밑에 자리를 잡았는데 전교우님이 날 2인용 침대 위로 쫒아 버린다. 오래된 스프링 침대는 같이 자는 반세훈님의 작은 뒤척임도 빠뜨리지 않고 내게 알려준다.




6/24
대회 시간이 7시로 바뀌어 4시반에 일어나 콘도 일층에서 식사를 하고 짐 챙겨 시합이 열리는 바다로 나갔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 질 것 같은 날씨다. 좁은 도로에 많은 사람들이 라이딩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까지 내리면 많이 위험할텐데... 인간의 바램은 신의 의지를 꺽지 못한다. 20번째 철인경기에 참여하고 있지만 왜 하는지에 대한 회의가 들 때가 많다. 평범하고 반복되는 일상생활의 지겨움과 권태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이런 고행밖엔 없는 걸까? 출발 전은 언제나 긴장되고 두렵고 무섭다.

수영(1.5km):
작년과 같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바다로 돌진하기를 기대했었는데 7개조로 나누어 1분 간격으로 출발시켰다. 시작과 더불어 750m 사각 바다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배가 난파되어 바다 가운데 떨어진 사람들이 서로 살려고 다투고 있는 것 같다. 기록이고 뭐고 그냥 이 모진 바다에서 살아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숨도 잘 트지지 않고 나를 먼저 보내면 자기가 죽기라도 하는냥 온통 나를 가로 막는 무리들 뿐이다. 무수한 적들과의 처절한 싸움은 수영끝날 때 까지 계속되었다. 짠 바다 물도 마시고 물안경도 몇 번 벗겨지고 기진맥진하여 해변을 벗어났다. (0:31:12)

사이클(40km):
작년 4바퀴코스가 3바퀴로 바뀌었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거의 같은 코스를 한번 더 꺾어 무리하게 3바퀴로 만들었기에 곳곳에 급커브와 반환점이 우리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비까지 내려 기록보다 안전을 염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로처럼 만들어진 코스를 몇번이나 돌아 바꿈터로 돌아왔다. 집중력이 무디진 탓인지 내 자리를 잘 찾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사이 전태선이 먼저 바꿈터를 벗어난다.(1:07:31)

런(10km):
출발하자 말자 누가 날 못 뛰게 뒤에서 잡고 늘어지는 것 같이 몸이 무겁다. 뒤를 돌아 봐도 아무도 없는데…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고통이 엄습해 왔다. 왜 달려야 하는가란 원초적인 질문이 머리 속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었고 중천에 나타난 태양마저 날 괴롭히는데 동참했다. 이건 아닌데…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지나치게 전주에 훈련량을 갑짜기 많이 늘린게 화근인것같다. “올림픽코스 정도야 뭐 연습이지 테이퍼링이 뭐 필요해” 그 자만의 대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시간이 모든걸 해결한다. 아마 그런 고통이 영원히 지속된다면 아무도 살고 싶지 않을 것이다.(0:47:20)(Total 2:26:01)

Finish Line:
이 곳은 지옥에서 해방되어 천국으로 들어 오는 문이다. 여기만 들어오면 그 동안 받은 온갖 고통과 서러움이 환희와 기쁨으로 바뀌는 곳이다. 전태선과 정대회가 나를 반가이 맞아 주었다. 내가 그들을 맞이 해야 하는데… 내가 삼등이라고 했다. 그들의 권유로 기록증을 받으려 갔다. 가는 사이 순위가 뒤바뀌었다. 전혀 모르는 무림의 고수(이재범)가 일위로 들어왔다는 것이다. 입상에서 밀렸어 안되었다고 전태선이 위로했다. 입상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고 건강을 위해 하는 일이지… 하고 위로해 보지만 일말의 미련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문철 간사님 정말 고생많았습니다. 속초에서 머리 올리신 분들 축하합니다.)



전교우
:::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편히 주무시라고 자리를 주었는데 잘못되었군요 죄송해요...열심히하시는 모습 정말 좋았습니다..

진재형
::: 형님을 자주뵙고 그런건 아니지만.. 항상 노력하시는 모습은 후배들이 볼때 엘리트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상훈
::: ...수고하셨습니다~~이런 와중에도 언제나 사진담기에 여념이 없으시니..항상 감사드립니다~~

정한유
::: 다음엔 꼭 입상하시기 바랍니다. 죽음을 불러온 6월의 속초 바다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네요.

서윤경
::: 경쟁자가 누구인지 체크하면서 경기 할 정도시면 이제 엘리트이십니다..ㅎㅎ저도 숨이 넘어 갈정도 뛰어봤으면 하는 게 소원인데..당최 뜀박질이 안되네요..그리고 저도 잠자리가 바뀌면

"
::: 한 숨도 못잡니다..ㅠ.ㅠ 경기 전날 밤샜습니다.. 아무데서나 잘 자는사람 또한 무지 부럽습니다. 그리고 너무 열심히 하지마세요..주로에서 뵐 수가 없으니 재미없잖아요^^.

이광원
::: 기회는 많고 메인이 기다리고있으니 너무 맘쓰지 마십시요 주로에서 뚜ㅣ시는 모습이 날로 날카로워 지셨습니다.

문철
::: 광원 형님 죄송합니다. 편한 잠자리를 제공해 드리지 못해서 좋은 성적을 못거 두신것.. ㅠㅠㅠ 근데 제 사진은 한장도 안올려 주셨네 용. ㅎㅎㅎㅎ

김천제
::: 수고 하셨습니다.. 볼때 마다 부럽습니다.

박용태
::: 어쩐지 광원이형 런하는 모습이 좀 약한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었는 데, 시합 전 무리를 많이 하셨네요..

박재범
::: 몸상태가 최고일때 사고를 부른다고 하네요..형님 말처럼 쉽지않치만 쉬어가면서 하세요..우리가 이운동 1~2년 할거아니잖아요..근간 뵙겠습니다. ^^

정홍열
::: 수고하셨습니다. 대회가 끝나자 마자 몸도 피곤할 텐데 회원들을 위하여 기록을 남기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유제형
:::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모습 참 보기좋네요.에이지부 무적의 선수가 될날이 얼마 안남은듯...

반세훈
::: 항상 열심히 하시는 모습 귀감이 됩니다. 본 받고 싶어요...

신현두
::: 잠은 잘 주무셨나 보네요 ㅎㅎ

김문겸
::: 늘 최선을 다 하시는 모습 부럽습니다

이기범
::: 형님,고생하셨습니다. ㅎㅎ

김승용
::: 순위경쟁도 좋은 자극제지만 그날 안좋은일 겪고보니 많이 자제해야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