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시합에 참가한 중국. 한국 선수들)
(2010.7.9)
오늘은 시합이 있는 날이다. 6시에 기상하여 6시30분에 호텔 9층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7시에 출발하여 8시쯤 대회장인 기판산공원에 도착했다. 하늘은 맑았고 기온도 그다지 높지 않아 대회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처럼 느껴졌다.
그 넓은 공간에 중국측 선수 32명, 우리측 6명이 전부이다. 중국은 아직 철인삼종이란 경기가 생소하고 선수들도 나이 많은 40-60대가 대부분이고 20-30대는 한 명도 없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단상에 올라 소개를 하고 연설을 했다. 우린 바꿈터로 가 빌린 사이클을 확인했다. 사이클이 완전히 제 각각이다. 크기도 안 맞고 안장높이도 공구가 없어 조정이 불가능하다. 내게 주어진 자전거는 기아 넣는 게 핸들이 아닌 프레임에 붙어 있었다.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것이다. 페달도 오른쪽은 완전히 망가져 있고… 타이어에 공기도 반 이상 빠져 있었다. 펌프도 없어 가까스로 휴대용 펌프를 빌려 바람을 넣고 나니 조금 안심이 되었다. 사이클을 심양 공항에서 통관을 시켜주지 않아 어쩔 수없이 빌려 타는 것이지만 자기 사이클을 타는 중국선수에 비해 우린 너무 불리한 여건이다.
수영(1.5km)
멀리 아득하니 750m 지점에 붉은 공 4개가 보였다. 그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고 오면 된다. 라인이 없고 인원이 작아 몸싸움 같은 것은 없었다. 부표를 확인하기 위해 5-10번 스토록하고 고개를 들어 부표를 확인하면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냥 계속 가다 보면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
중국선수 중에는 평형을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규제가 없는 것 같다. 완주만 할 수 있음 다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천천히 갔다. 몸 상태가 비록 나쁘다고 해도 20년 이상 아침마다 한 저력은 금방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내 바로 뒤로 60대 최경수 형님이 따라 나왔다. 많이 늦은 것 같다.
사이클(40Km)
공원 내 5km 구간을 8바퀴 돌도록 되어 있었다. 한달 동안 한번도 타지 않고 잘 타기를 기대한다는 건 복권도 구입하지 않고 당첨되기를 기다리는 것 보다 더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6바퀴째 언덕 내려 오며 체인이 벗겨졌다. 내려 체인을 계속 올려도 계속 아래로 떨어진다. 나중에 보니 체인이 벗겨진 게 아니라 앞 큰 기아에서 작은 기아로 자동 변속된 것이었다. 페달도 계속 미끄러지고… 철인계의 살아 있는 전설 대회만 거의 160회 이상 참가하신 64세인 최경수 형님이 날 추월해 갔다. 감기로 목이 너무 말랐다. 물통도 없어 상의 뒤 포켓에 물 한 병을 넣고 탔었는데 두 바퀴째 마시다 떨어뜨려버려 목이 계속 말랐다. 물 보급은 아예 없고 다행히 6바퀴째 한처장이 물을 주어 가까스로 사이클을 마칠 수 있었다. (
런(10km)
사이클 코스 반대 방향으로 5km 코스를 갔다 오는 언덕이 거의 없는 평탄한 코스이다. 1km 지점에서 16년 동안 100회 이상 대회에 참가한 베테랑 유진형 형님이 무서운 속도로 날 추월한 뒤 거리를 벌여 나갔다. 도저히 따라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인간은 상대성 이론의 포로이다. 혼자서는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판단하기 정말 어렵다.
그러나 예전에는 내가 더 빨랐는데 지금 추월 당한다면 상대적으로 나의 기량이 많이 후퇴했다는 걸 의미한다, 언제나처럼 뛴다는 건 힘든 작업이다. 숨이 차오르고, 온몸이 무겁고, 덮고, 발바닥이 아프고 1초라도 빨리 대회를 끝내고 싶은 건 나만의 바램은 아닐 것이다.(48:00)
Finish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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