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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서울 트라이애슬런대회 후기 39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여의도 한강에서 수영하고 강변도로에서 사이클 타고 고수부지를 달릴 수 있는 대회는

서울 트라이애슬런 대회가 유일하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이 대회는 필수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대회임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첫 대회이고 갑자기 내려 간 기온 때문에 신청하고도 많은 망서림과 취소에 대한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없는 대회였다. 수온이 13도 이하이면 수영이 취소될 수도 있다. 다행히 대회 날 수온은 올라갔고 연맹의 미숙한

운영에도 불구하고 1400여명의 선수들이 완주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훈련:
이것저것 하다 보니 시간이 항상 부족하다. 짧은 시간 가장 효율적으로 훈련하는 게 나의 목표이다. 오랜 시간의

훈련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얼마나 집중하느냐가 중요하다. 작년 철원대회(2009.7.26)

끝나고 고이 모셔 두었던 사이클을 끌고 미사리에 나타난 게 4월, 토요일 마다 검단산 두 바퀴(60km) 정도 타는 게

사이클 훈련의 전부이다 보니 무엇보다 사이클이 걱정되었다 그러나 겨우네 일자산 지옥 언덕훈련이 사이클에

많은 도움이 될꺼라는 믿음은 변함이 없었다.

수영은 5월부터 강습 받지 않고 20분 정도 오리손끼고 1000m 정도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사실 수영에서 시간을

줄인다는 건 내겐 너무 어려운 과제이다. 현재 수준만 유지하는 하는 게 최대의 목표이다.


달리기는 좀 더 잘하고 싶은 종목이나 작년 한해 동안 족저근막염으로 연습을 많이 못해 기록이 많이 저하되었다.

주에 3-4번 정도 12km 언덕훈련, 7.5km 지속주, 10km 근전환훈련 및 10-15km 산뛰기 등으로 훈련했지만 예전

기록을 되찾기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5/8
등록 하고 검차하는 데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렸다. 수영 개방 시간도 너무 짧아 물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얼굴을 감싸는 특수 수모와 발에 신는 고무 신발을 샀다.

5/9
4시30 분쯤 일어나 장비 챙기고 5시40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걱정했던 수온은 토, 일요일 올라간 기온덕분에 수영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 물에 들어 갔을 때는 조금 추웠지만 금방 적용되는 수준이었다.


수영(1.5km)
한강에 풍선 2개를 설치하고 로프로 연결한 한 바퀴를 돌도록 되어 있었지만 출발대가 좁아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동시에 출발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1400명을 100여명 단위로 나누어 1분 단위로 출발시켰다. 번호가 1059번인

나 같은 경우는 거의 선두가 출발하고 10분쯤 뒤에 줄발하게 되었다. 첫출발하고 200m 정도 까지 편하게 수영했고

그 다음 부터는 계속 몸싸움의 연속이었다. 눈을 가격당해 3번이나 수경이 벗겨졌다. 아 어떻게든 이 살육의 현장을

빠져 나가야 한다. 몸싸움에 점점 힘이 빠진다. 상당히 힘들게 수영을 끝냈다. (0:29:30)


사이클(40km)
좁은 도로에 비해 선수들이 너무 많다. 속도를 계속 높여 갔지만 언덕이 거의 없는 평지도로라서 인지 예상외로

허벅지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다. 한강 고수부지를 벗어나 강변도로로 접어드는 순간 내 앞 앞에 가던 선수가 도로

파인 부분에 걸려 넘어지고 바로 잎 선수의 사이클이 그 선수를 타 넘는 사고가 있었다. 가까스로 핸들을 틀어

사고를 피할 수는 있었지만, 작년에도 여러 선수가 사고 난 지점인데 올해도 똑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는데 주최측에

분노가 치밀었다. 거리도 조금 짧은 것 같았다. 속도계의 거리가 36.6km 가르키고 있었다. (1:02:31)

런(10km)
5km 코스를 두 번 돌아야 한다. 항상처럼 처음엔 천천히 뛰었다. 몸이 풀리기를 기다리며… 그러나 그건 나의 완벽한

실수였다. 불행히도 런 코스 거리는 6km 정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나 대회는 끝났고 초반에

좀더 빨리 뛰었어야 하는데 하는 후회는 연맹에 대한 분노로 바뀌었다. 국제대회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0:27:16 Total 2:03:14)


피니쉬라인: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의 최고 목표는 좋은 기록으로 여기를 통과하는 일일 것이다. 추위와 고통, 인내를 시험당하는

훈련의 결과는 대회를 통해 나타나기 때문이다. 동호인 엘리트에서 탈락된 후 첫 시합, 동호인 에이지부에서 2등을

했다. 선두경쟁을 벌이기에는 여유가 너무 없다. 훈련할 시간도 부족하고 다른 더 중요한 일들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건강하고 주위 동료들과 즐겁게 훈련할 수 있다면 등수나 기록이 무슨 큰 문제가 될까?

유태웅 2010-05-19 21:41:18
후기 잘 읽었습니다...
올해도 사고없이 준비하신 기량, 유감없이 발휘하시길 소망합니다..^^
박군호 2010-05-19 21:47:14
안녕하십니까! 박 군호입니다.
선배님 말씀처럼, 건강하게 부상없이 주변인들과 즐겁게 훈련하는게 일반동호인에 이상적이며 현실적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 하면할수록 조금씩 욕심이 생기는데 아직 선배님처럼 일정한 위치에 도달하지 못해서 바둥거리는 것 같습니다.

선배님처럼 지속적인 대회후기를 통해 스스로의 평가가, 많은 훈련보다 더 우선되야 하지않나 생각해보며 저도 기재해보겠습니다.
훈련지에서 뵙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문철 2010-05-20 10:14:01
서울대회는 작년에는 아쿠아슬론으로 줄이드만, 올해는 ............. 이구!!!
작년의 부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기록으로 입상 축하드립니다.
황기룡 2010-05-20 10:29:12
제목 " 000대회 후기 38"에서 38이란 의미가 혹 38번째 후기라는 뜻입니까?
저도 읽고 우리 마눌에게도 그동안 형님이 쓰신 후기 읽기를 권했습니다.
그래야 비전문가, 아니 이 운동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간접경험을 할수 있고,내가 편해질것 같아서요!,...
역시 효과 100점 입니다. 형님의 후기가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ㅎㅎㅎ
앞으로 열심히 뒤따라 가겠습니다.
윤동춘 2010-05-20 15:37:14
광원형님~~수고하셨고 입상축하드려요~~
뭐 맨날입상하시니....ㅋㅋ
이성분 2010-05-20 15:41:36
질문?? ㅎㅎ 훈련내용 "근전환훈련 10km" 이건 어떻게 하시는 거여요?
정승현 2010-05-20 16:32:29
형님글 보면 늘 열심히 하시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열심히하는 기회가 되고 앞으로는 더욱 집중하면서 해야겠어요.
좋은 기록으로 입상 축하드립니다.
이영미 2010-05-20 18:39:33
에고..작년 철원대회 이후 잔차 타셨다면서 입상하시고...^^;
담에 미사리에서 뵐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