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2019 취저우 Tri Factor 철인 삼종경기-3 (2019.9.22) 84 철인 이광원

2019.9.21

7시에 호텔을 나와 38분간 조깅하고 아침을 먹은 후 포장된 사이클을 찾아 조립한 후, 잔차를 끌고 밖으로 나왔다. 다리를 지나 깃발이 나부끼는 곳이 보여 갔더니 대회장이었다. 사진 몇 장 찍고 호텔로 돌아 왔다.

점심식사

12시에 백회점에서 일부는 햄버그 먹으러 가고 우리는 4층 식당가에서 롤밥과 만두를 먹었다.

 

시합등록

식사 후 대회장에 등록하러 갔다. Finish Line 뒤쪽에 자리 잡은 웅장한 성문이 인상적이었다. 중국에는 오래된 고적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역사도 깊고 웅대한 건축물이 많고, 청나라 때 거리나 가게들이 아직도 즐비하다. 외국인들이 중국을 보고 싶어 하는 건 현대식 빌딩이 아닐 것이다. 관광객들은 그 나라 고유의 문화를 보고 싶어 한다.

 

문화재

우리나라는 보존된 문화재가 거의 없다. 전통적 양식의 옛 거리나 건축물은 너무 초라하고 문화재라고 내미는 것 조차 부끄러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흔해 빠진, 얼마 지나지도 않은 한옥마을도 이제 주위에서 찾아보기 아주 힘든 상황이다. 로마처럼 유물로 후세를 먹여 살리지는 못할지라도 우리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뿌리는 우리가 간직해야 할 것이다.

강에 들어가 수영을 500m 정도했다. 빨리는 못했지만 오늘 아침부터 삼종을 다해버린 느낌이다. 시합 전에 너무 힘을 빼버린 게 아닌가 하는 자책감이 들었다.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다. 국내 대회 보다는 부담감이 덜하다. 아는 선수가 없어 경쟁할 필요도 없고 그냥 놀러 왔으니 기록이 나빠도 용서가 될 것 같다.

 

성안에 들어 가봤다. 중국풍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우리가 식당을 찾는 이유는 통상 두 가지다. 하나는 음식이 맛있는 경우인데 가는 길이 아무리 멀고 험해도, 공간이 협소하고 볼품없어도 필사적으로 맛집을 찾아 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분위기나 주변 경관이 좋은 경우이다. 수호지에나 나올 법한 솔잎이 자욱하게 깔린 송나라 풍의 식당에서 먹은 오리요리와 고량주는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 잡혀 있다.

 

인터뷰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와 1630분에 3층 강당으로 내려갔다. 뉴질랜드 트라이애슬런 경기를 20회나 우승했다는 47세의 전설적인 철인, 카메론의 인터뷰가 있었고 그의 Kids라고 우기는 필리핀 싱어의 노래가 있었다. Filipino 라고 작고 까만 족속을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랜 스페인과의 식민지로 키 크고 잘 생긴 서양계열의 미인도 꽤 많다.

만찬

18 15분부터 만찬이 있었다. 외국대회나 킹코스대회는 대회 전날 만찬이 있고 외국에서는 끝나고도 만찬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회 전의 긴장감을 풀어주고 철인들간 상호 친분을 쌓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대회가 끝나면 길바닥에서 주최측에서 제공하는 싸늘하게 식은 5000원 짜리 도시락 하나 까먹고 바삐 사라지는 우리 문화와 많은 비교가 된다. 대회란 경쟁이 아니라 노는 방법 중 하나라는 걸 우리도 빨리 배워야겠다.

포도주가 나왔다. 난 유난히 술 욕심이 많은 편이다. 양주나 고량주 같이 좋은 술이 나오면 내일있을 대회도 있어버리고 마시는 편이다.

쇼핑

아무리 생각해도 쇼핑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아 감기는 눈꺼풀을 쓸어 올리며 B와 함께 백화점 지하에 있는 슈퍼에 갔다. 100(공항에서 336엔이나…)정도되는 마호타이 한 병과 1+1 으로 파는 구기자 두 봉지를 샀다. 내일은 4시에는 일어나야 해서 9시에 잠자리에 들었으나 깊게 자기 못하고 온통 뒤척이다 잠을 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