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와 트라이애슬런 수영(2km) 의암호 1km 삼각부표를 2바퀴 돌게 되어 있는데 거리가 아주 멀어 보인다. 물속은 전혀 보이지 않고 수온은 수영하기에 적당하다. 9시 출발신호와 함께 349명이 일제히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아무리 천천히를 외처도 많은 인간들과 같이 출발하게 되면 호흡이 잘 안되고 물에 빠진 사람처럼 팔 돌림이 엄청 빨라진다. 한 바퀴쯤 끝날 무렵부터는 힘이 빠지면서 팔 놀림도 둔해지고 호흡도 안정되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수영에서의 핵심은 코스에 있다. 라인을 따라 똑바로 가면 거리는 제일 가깝지만 인간들이 많아 몸싸움이 많아지고 몸싸움이 싫어 라인과 멀리 떨어지면 거리가 길어지고 방향잡기가 어려워 좋은 기록을 장담하기 어렵다. 결국은 적당히 몸싸움하면서 라인에서 1m 이상 떨어지지 않는 코스에서 수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몸싸움엔 변수가 많아 얼마나 많은 적들과 맞아 싸워야 하는냐가 그날 기록을 좌우한다. (0:40:33) (T1= 0:02:37) ( 수영끝내고 사이클있는 바꿈터로 가는 장면 유성조촬영) 사이클(91km) 긴 언덕을 포함한 몇 개의 언덕이 조화를 이룬 9.1km 짜리 코스를 열 바퀴를 돌도록 되어 있다. 작년에 넉넉하게 일위로 들어오고서도 한 바퀴를 들돌아 내 생애 처음으로 실격처리 된 뼈 아픈 기억이 있어 사이클 속도보다 바퀴 수 헤아리는 데 신경이 더 쓰였다. 조금 더 빨리 갈 수도 있지만 다리에 무리를 주기 않기 위해 속도를 높이지 않았다. 사이클에서 몇 분 더 빨리 가려다 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빼앗긴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기록도 그렇게 손해 보지 않는 절묘한 강도를 찾는 것이 시합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언덕이 가파르고 길어서 기록이 잘나오지 않는다. 작년보다 6분 정도 느리게 사이클을 끝마쳤다. (2:59:07) (T2=01:58) 런(20km) 허벅지가 많이 아프다. 그러나 달리는 데는 그렇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첫 반환점을 돌자마자 그 동안 보이지 않던 황준오가 나타났다. 나하고 간격은 10초 차이 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내 바로 뒤에서 날 쫓아 온 게 틀림 없다. 속도를 내어 계속 달렸다. 두 번째 반환점에서 시간을 보니 대충 1분 정도의 차이가 났고 세 번째 2분, 네 번째 3분, 다섯 번째 4분… 많이 지쳐 보였다. 나를 보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주었다. 그가 날 추월하는 걸 포기하는 신호로 보였다. 4분 차이는 거의 1km의 거리, 내가 걷지 않는 한 그가 날 추월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사회에서 경쟁은 중요하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능가할 수 있었던 건 바로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구분 지웠기 때문이다. 황준오가 계속 따라왔다면 런 기록이 더 좋아졌을텐데… 그가 일찍 포기해 버림으로써 고통스런 영혼은 조금이라도 더 편하기를 원하는 인간본연의 본능적 요구에 순응하면서 골인점을 항했다. (1:34:17) (Total= 5:18:30) Finish Line 220번 이광원 선수 들어오고 있습니다. 장내 아나운서의 아리따운 목소리가 마지막 피치를 올리게 만든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여기에 들어서면 고통이 끝났다는 안도감보다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인간에게 절대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란 속박이란 반대되는 개념 없이는 이해될 수 없는 개념이다. 처절한 고행을 통해 도를 깨우쳤던 선각자의 가르침을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심장을 불태워 버릴 것 같은 고통을 통해서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은 다른 어떤 방법을 통해서도 얻을 수 없는 황홀한 환희이기 때문이다. 우승 “50대 일위 아이언윙의 이광원”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피가 역류하는 듯한 충격이 가슴을 타고 흐른다. 승리는 항상 바뀔 수 있다. 피 말리는 경쟁자가 있어 게임은 더욱 재미있다. 운동도 중독되듯이 입상의 짧은 환희도 내 생애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 시합보다 더 어려운 자봉에 참여해 주신 박인석형님외 김장묵, 조재형, 윤승환, 영식씨 열광적인 응원 감사합니다. 대회 최고였어...) http://blog.paran.com/syskw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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